상황
발전소 한 곳을 영상으로 담으려면 도면이 수천 장 쌓입니다. 그걸 그대로 펼치면 보는 사람은 첫 장에서 눈을 뗍니다. 발주처는 도면 전체가 아니라, 거대한 시설 하나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영상을 원했습니다.
발전소 한 곳을 영상으로 담으려면 도면이 수천 장 쌓입니다. 그걸 그대로 펼치면 보는 사람은 첫 장에서 눈을 뗍니다. 발주처는 도면 전체가 아니라, 거대한 시설 하나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영상을 원했습니다.
에너지 인프라는 한 시설 안에 발전·냉각·송전 계통이 켜켜이 얽혀 있어, 도면 한 장 한 장은 정확해도 전체가 어떻게 한 덩어리로 작동하는지는 좀처럼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. 게다가 공공기관이 대외에 내거는 영상이라, 보기 좋은 것보다 사실에 어긋나지 않는 정확함이 먼저 필요합니다.
거대하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에너지 인프라를, 설명 없이도 한 장면으로 읽히게 옮기는 일이었습니다. 기술을 이해하는 비주얼 스튜디오에 맡겨 공공 영상이 갖춰야 할 신뢰 수준을 확보하려는 요구였습니다.
공공기관 영상은 한 번 잘못 나가면 그 인상이 기관 전체에 남습니다. 딱딱하게 가면 멀어지고 화려하게만 가면 신뢰를 잃습니다. 그 사이 어디에 톤을 둘지가 가장 오래 붙든 문제였습니다.
흩어진 도면을 따로 떼어 나열하는 대신, 카메라 한 대가 시설 외곽에서 출발해 발전·냉각·송전 계통을 끊김 없이 통과하는 단 하나의 3D 동선을 잡았습니다. 시선이 시설 사이를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흐르면서 수천 장 도면이 머릿속에서 발전소 한 채로 합쳐지게 만드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.
이 영상은 한국수력원자력 SSNC의 시설을 알리는 공개 자료로 쓰였습니다. 공공기관이 대외에 내거는 화면 전반을 외부 스튜디오에 맡기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.